선택은 인간이 받은 형벌 중 가장 세련되고 악질적인 고통이지! 물론 세상에는 꼭 시험 문제처럼 두 개 중 하나가 헷갈리는 문제가 너무 많아. 나도 알아, 이봐, 나도 고등수용소를 벌써 3년 전에 졸업한 몸이라구. 요컨대 내 말은 우울할 때 우울하더라도 발랄하게 우울하자는 거야. 우울함에 독을 뿌리고 명랑해져라.

출처 : p.10, 싸이코가 뜬다, 권리, 한겨례신문사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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고등학교 때 모두 우리 각자의 좌우명을 써서 책을 내보자고 한 일이 있었다. 다들 정직, 앞을 향해 나아가자, 꿈은 이루어진다..식의 좌우명을 썼지만 어떤 한 아이가 싸이코가 되자. 라는 식의 좌우명을 써냈다. 선생님들을 포함한 우리 모두는 눈이 휘둥래졌다. 지금은 너무 오래돼서 어떤 내용인 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요즘에는 이 좌우명이 자꾸 생각난다. '고등수용소'에 있을 때 이런 유쾌한 상상을 하지 않은 나는 장기수이다. 아직도 나는 그 감옥에 갇혀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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